"명당의 결과를 알고 싶었죠. 과연 후손들에게 발복을 하는지를요. 하지만 수백년 된 명당의 후손들을 일일이 다 찾아 다닌다는 것이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대안으로 찾은 것이 노거수죠"
노거수란 수령이 100∼500년 된 나무들. 쉽게 말해 속리산 정이품송이나 마을, 동네에서 볼 수 있는 거목들을 말한다.
이들이 맨 처음 심어졌을 때는 주변에 다른 묘목들도 많았으리라는 것. 그러나 수백년이 지나면서 다른 나무들은 사라지고 노거수만 거목이 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그 자리가 혈이 맺힌 명당이기 때문이라는 것이 고원장의 주장이다.
"명당이란 곧 길지. 생기가 있는 땅입니다. 길지란 생물이 생장하기에 최적의 환경을 제공하는 곳이라고도 볼 수 있죠. 나무 자체의 건강함도 이유겠지만 수분·양분·공기에서 기의 흐름까지 모든 것이 완벽하지 않으면 이런 거목이 자랄 수 없습니다."
노거수가 있는 마을에서 장수하는 노인을 많이 볼 수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고원장은 말한다.
고원장은 "500여년 된 은행나무가 있은 경남 의령군 유곡면의 경우 유독 주변 지역보다 장수노인들이 많다"며 "농으로 '하도 오래 살아 걱정'이라고 까지 스스로들 말하곤 한다."고 말했다.
터가 명당이라면 노거수가 있는 곳에서는 자연스레 인물이 나게 마련. 400년된 소나무가 있는 경남 합천군 묘산면의 경우 조선조 중종 때 조광조 등 신진사류와 함께 왕도정치를 구현하려 했던 야천 박소(朴紹. 1493∼1534)의 재실(齋室)이 있다.
풍수를 한다고 하면 사람들은 일견 집안이 한학이나 주역 등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아니면 청학동 같은 곳에서 살았던지, 그러나 그의 전직은 미술관 소장품 관리팀장.
일 때문에 전국의 누각과 정자를 돌아보던 중 파주 화석정에 들른 것이 그가 지금의 '풍수'가 된 계기가 됐다.
이율곡 선생이 지은 화석정은 임진왜란 당시 선조가 어둠을 밝히고자 불을 지르고 강을 건넌 고사가 있는 곳.
율곡에 대한 관심으로 무덤을 찾았지만 풍수를 모르고서는 묘에 대해서 제대로 알기가 어려웠다. 묘를 제대로 알기위해 본격적으로 풍수를 공부하기 시작했다는 말.
"나무가 수백년을 한 자리에서 건강하게 살았다면 그 터는 사람이 살아도 분명히 좋은 터라고 말할 수 있죠" 고원자은 "노거수를 단순히 거목이란 이유로 돌보기보다는 인간 생활과의
관계를 살펴야 한다"며 "무분별한 개발 등으로 노거수를 죽이는 것은 결국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생존에 악영향을 끼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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