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식 주택에서 발코니는 건물 밖에 매달린 외부 공간이다. 그래서 새시를 설치한 리빙 발코니는 한옥의 처마 아래처럼 생활용품을 보관하거나 툇마루처럼 휴식과 전망을 위한 공간으로 쓰인다. 그런데 발코니 확장이 합법화되면서 기존 아파트들도 취향에 맞춰 거실이나 방의 공간을 넓게 활용하고자 발코니를 개조해 거실 또는 방으로 쓰고 있다.
하지만 발코니 확장은 생활에서 여러 가지 불편을 야기하기도 한다. 집 외부와 실내 사이에 완충 공간이 없는 집이라 여름에는 햇빛이 직접 실내로 들어와 집안을 덥게 하고，겨울에는 단열 효과를 떨어뜨려 실내 온도를 3~4도가량 낮게 한다. 기존 발코니에 난방 배관을 추가로 설치하지 않으면 '이슬 맺힘' 현상으로 벽면에 곰팡이가 생기거나 바닥이 썩는다.
발코니는 풍수지리학에서 중요하게 부각되고 있다. 아파트에서 거실 혹은 방의 천장 높이는 도배하지 않은 발코니의 천장 높이와 서로 층이 지며 다르다. 거실의 발코니에는 대개 한옥의 보아지(甫兒只)처럼 지붕을 떠받친 콘크리트 구조물이 밖으로 드러나 있는데 그것 역시 거실로 흡수되면서 마음을 불쾌하게 만든다.
이런 저런 인연으로 친분이 있던 O사장은 신문로에 있는 오래된 자택을 대규모 리모델링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위암 판정을 받았고 위의 절반 이상을 절제하는 대수술을 받았다. 그동안의 식습관이 잘못돼 큰 병을 얻었다고 생각한 그는 그 후로는 독할 만큼 생활 패턴을 개선해 암의 재발을 예방하려고 노력했다.
그렇지만 첫 번째 수술이 있고 5년이 지난 2009년 두 번째 수술을 받아 위 전체를 들어냈다. 자택을 찾아간 필자가 안방으로 들어섰을 때 예사롭지 않은 광경을 봤다. 안방의 발코니를 확장했는데,안방이 예전보다 넓어지자 침대를 천장을 가로지르는 보 아래에 나란히 설치해 보에서 뿜어져 나오는 강한 살기를 받고 있었다.
필자는 우선 침대를 보 아래에서 비켜난 곳으로 이동해 배치했고，보에는 천을 둘러쳐 살기를 중화시켰다. 풍수의 비보책이 효험이 있었던지 O사장은 "잠을 잘 자고 건강이 무척 좋아졌다"며 감사의 인사를 전해왔다.
풍수에서 천장의 높이가 고르지 않고 들쑥날쑥하면 기의 흐름이 왜곡되고 살기가 발산된다고 본다. 높이가 다른 두 개의 천장은 천장의 높이를 덧붙여 같은 높이로 만들거나 일정 높이로 개조해 살기를 중화시켜야 한다.
고제희 대동풍수지리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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